협동조합 지역신문 만들기 1강 –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

Jul 09


강의를 시작하기 네 시간 전. 도마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파 냄새와 된장 냄새가 납니다.

30여명 저녁 식사를 위해 봉사자(?) 장경화씨가 시장을 다녀오고, 요리를 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원종동 텃밭에서 난 아욱으로 만든 아욱국과 제육볶음, 호박조림, 신김치, 오이김치, 무생채, 도라지나물입니다.


1


협동조합 지역신문 만들기를 함께하는 분이 30명이 넘었습니다.

이름표를 하나씩 놓고 보니, 서로 아는 분들이 있고, 처음 본 이름도 있습니다.

앞으로 서로 이름을 부르면서 친해지면 좋겠습니다.


2


  강의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에 시작하는데요.

저녁 밥을 드시려면 7시까지 오셔야 합니다. 따뜻한 밥과 국, 정성을 들인 반찬을 준비했습니다.


5


이날 강의는 예정된 9시반을 넘어 거의 10시가 되어서 끝났습니다.

김주완 편집국장은 마산에서 4시 30분이 걸려 부천에 오셨는데요.

지역 신문에 대해 나누고 싶은 것들이 많아, 내려갈 차 시간에 되어서야 강의를 끝냈습니다.


11   22

 

이날 강의를 들은 몇몇 분들이 페이스북에 강의 소감을 남기셨습니다.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여기에 공유합니다.



1. 이성재씨의 글 

 

한효석 선생님께서 지역을 위해 세우시고, 시민들이 함께하는 담쟁이문화원(주어를 생명체로 하라는 기자분의 말씀을 세기며)에서 지역언론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경남도민일보의 이사이자, 편집국장이신 김주완 기자님의 강의였다.

 

첫 번째는 기자가 되고자 한 이유와 이후 어떤 기자가 되어야 하는지, 어떤 신문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당신의 삶의 경험을 열거하면서 말씀하셨다.(요즘들어 나의 새로운 화두는 ‘삶’이다.) 왜곡보도를 일삼던 언론의 모습, 세상의 약자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고, 한 사람의 삶과(캄보디아에서 가족을 찾기위해 돌아오신 위안부 ‘훈’ 할머님 이야기와 이후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노력과 변화) 또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독립운동가의 후손에게 아버지의 역사를 찾아주고, 이승만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 일) 등.. 짧은 역사수업을 들은 듯 했다. 아니 아리랑이나 태백산맥처럼 짧은 역사소설을 읽은 느낌이었다. 삶의 치열함 속에서 나오는 기자 정신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정직한 지역 언론이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수많은 지역 언론을 만들어 보고자 했던 언론인들 모두 탐사보고, 추적보도, 불평부당, 정론직필을 기치로 참 치열하게 기사를 작성하려고 온 몸으로 부딪힌다. 그래도 망하기 쉬운 것이 지역 언론이다. 그러다 보면 언론사 살리기 위해 기존 토호 세력을 위한 언론의 방법에 유혹되기 쉽다. 광고 받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관공서에 신문 넣고 지원받기 위해 비판의 날 무디게 된다. 아니면 반대로 미친개처럼 지원을 요구하며 압력을 가하던가 말이다… 바로 이 부분이 궁금했던 것이다. 어떻게 지역 언론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2부가 시작되었다. 이제 경남도민일보 이야기다. 지역의 우수 언론으로 지역신문 중에 영향력이 있는 신문 중에 하나다. 경남도민일보는 경남매일일보(신문?)의 사주인 건설회사가 금융위기로 도산하면서 함께 도산하게 되었다. 김주완 기자는 이 때가 바로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영어의 crisis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그리고 9억 8천여 만원의 자금과 약 6천여명의 도민주주를 모집하여 경남도민일보가 탄생하게 된다.(사실 시작부터 규모가 작지는 않은 듯 하다.) 이 신문사의 최대 주주는 사원들이다. 왜냐하면 사원들의 지분을 모으면 약 28%정도가 되는데, 사원들이 이렇게 지분을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이렇게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노사간의 갈등이 있었다고 하셨다.(생각해 보며 이건 편집권의 문제, 회사 운영의 문제로 인한 입장 차이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기존 언론이 겪고 있는 그런 노사갈등의 수준이 아니라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가의 기준을 세우기 위한 과정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을 겪고 나서 ‘21가지 약속’, ‘편집규약’, ‘참여민주경영’(이 말의 탄생비화가 지식인의 허위의식에 대한 풍자가 될 수 있기도 하겠다.)을 원칙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경남도민일보의 특징은 독자이야기와 독자 참여를 신문의 1면이나 주요면에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1면에 인덱스와 의제세팅, 평범한 인물의 이야기(호호국수집은 정말 끝없는 이야기다. 이게 바로 역사소설이 아니고 무엇일까? 당대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역사라는 인식인 듯 하다.), 사소한 동네 이야기(버스 정류장의 주차문제,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야채를 판매하시는 할머님의 이야기)등이 배치된다.

그리고 독자참여로 신문이 이루어 진다. 우리는 이렇게 결혼했다. 함께 이런 기쁨을 나누는 섹션 등 소소한 독자들의 사건과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이 이 신문의 특징 중에 하나다.

 

나는 경남도민일보와 김주완 기자를 엮어주는 끈을 ‘삶’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겪는 시대의 격랑 속에서 여러 갈래의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 어떻게 살것인가를 무수히 고민했을 기자는 자신의 삶처럼 타인들의 삶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가 몸담고 있는 신문 역시, 경상남도라는 지역적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위에서부터 아래도, 좌에서 우로, 때로는 깊이, 어느 때는 스치며 이야기들을 써 내려간 것이다.

 

그래서 세삼 느낀다. 책을 읽고 풍성하게 지식을 살찌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책과 글을 쓰면서 자신에게 주워진 그 권위들을 실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쉽게 판단하고 재단할 만큼 큰 것인가?

 

철학자 강신주의 말처럼, 어려운 관념론, 유물론, 포스트모더니즘, 프랑크프르트 학파의 비판이론을 어려운 말로 아무리 읊조려도 ‘그래서 너 그렇게 살아봤어? 난 그렇게 살아봤어.’라고 말하는 사람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e것이다. 거기에 김주완 기자가 지금의 김주완 기자가 된 열쇠가 있고, 경남도민일보가 나름의 모범 사례로 회자되는 이유가 있다.

 

‘이웃과 이웃을 연결시켜주는 소통망 같은 신문’, ‘삶과 연결된 이야기’. ‘약한자의 힘’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있는 참된 지역 언론 중의 한 모습이겠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강의를 듣고 가장 큰 웃음과 마음이 들 떠 있을 분이 생각난다.

한효석 원장님..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조금 알 것 같다. 아마 오늘 밤에 잠을 설치시면서 여러 가지 상상을 해 보시지 않을까???

 

(시간 관계상 오타의 수정이나 문맥을 바로 잡지 못하겠다. 내일 연구를 위해 공부할 것이 남았다….. 구성주의.)

 

 

2. 임민아씨의 글 

 

갱남도민일보 김주완 아저씨.

빗속을 뚫고 담재이마을까지 낑낑거리며 뛰어갔다.

강의를 듣는 내내 가슴이 콩당콩당~ 두 눈이 희번떡!!

저런 멋진 분이랑 함께 일하는 기자들이 참 부럽다.

 

3. 양승부씨의 글

 

무생물이 주어인 세상에서 생물이 주어인 세상으로의 귀환…

지역만 있고 주민이 없는 신문에서 지역 주민이 있는 소식통으로의 전환…

꿈과 바램이 현실이 되는 노력을 보게 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다음 강의는 7월  15일 월요일 저녁 7시 30분이고요.

월간 토마토 이용원 편집실장이 “지역잡지, 사람과 공간, 문화를 담는 그릇”이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합니다.